sub_bg_04

•home > 열린마당> 보도자료

보도자료

[문화칼럼] 지역을 알고 세계를 바라보자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5-05-14 12:07
조회
1089
지역을 알고 세계를 바라보자

[문화칼럼]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겸 청주시한국공예관장

633245_391104_1450

청주에서 열리고 있는 행사나 자랑거리를 피(P)가 나도록 알(R)리고 홍보하는 것을 어찌 누가 싫어하랴. 나라 밖 온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는 것에 반대할 자 한사람도 없을 것이다.

다만 그 방법이 문제가 아닐까.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이하 공예비엔날레)가 개최 된 지 올해로 9회째, 어언 18년의 역사를 쌓은 셈이다.

그것도 외환위기 시절에 시작했으니 그 선구안이나 추진력이 대단하다. 필자가 재단에 와서 꾸준히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분 중에는 세탁소 사장님이나 청국장집 주인 같은 분들도 있으며, 그 밖에 학계나 문화예술, 언론, 시의회 등등 다양한 분들이 있는데 간혹 공예비엔날레를 왜 해야 하며, 행사 개최에 따른 부정적인 의문을 표하는 분들이 아직도 있다.

이분들이 가지는 부정적인 이미지의 가장 큰 배경에는 지난 20년 가까이 500억 원에 가까운 거금을 들여 비엔날레를 개최했는데도 그 효과도 모르겠고 또한 우리 도시에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효과란 유형무형의 형태로 단기·장기로 발현된다는 점, 그리고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는 있겠지만, 지금까지 지역 문화예술의 전반적인 견인이나 질적인 향상 효과 그리고 청소년들에 대한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측면에서라도 장기적, 누적적으로 남은 것들이 무엇인가를 되새겨 봐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사실 예술의 분야가 공예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보니 다른 장르에 종사하는 예술가들은 상대적 발탈감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며칠 전 제8회 경기도세계도자비엔날레 개막식에 다녀왔다. 경기도 내의 주요 도자공방이 있는 이천, 여주, 광주에서 각각 발전하던 도자기 공예행사들을 하나로 묶어 '도자비엔날레'를 청주보다 2년 늦게 만든 행사이다.

그렇다면 청주가 2년을 앞서서 공예비엔날레를 만들고 세계시장에 알리기 시작한 배경에는 인류의 문화유산인 금속활자 직지로부터 출발하였을 것은 분명하다.

이보다 더 좋은 문화자원을 가진 지자체가 어디 또 있을까?

우리는 왜 직지를 청주만의 고유한 문명유산으로만 표현하고 있는가. 직지는 분명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고 세계인의 인류문화를 새롭게 바꾸어 놓은 위대한 발명의 역사가 아닌가.

그렇다면 대한민국 정부가 나서서 직지를 홍보하고 세계에 널리 알리는 선봉에 서야 할 것이며 전세계에 진출해 있는 대사관이나 문화원이나 한국관광공사와 같은 부처가 나서서 수행해야 할 일들을 지자체가 전담해야 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되묻고 싶은 대목이다.

독일 사람들의 대부분이 '구텐베르크'보다 훨씬 앞서서 우리나라가 금속활자를 발명한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누가 먼저 발명했느냐에 머무는 동안 독일 사람들은 누가 더 제대로 사용하였는가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닐까. 금속활자야말로 그 당시로 보면 IT나 CT, 가상현실처럼 첨단 분야였음이 분명하다.

독일의 접경지역 '스트라스부르'광장(구텐베르크 광장이라고 함)에 가면 한권의 책을 들고 서있는 구텐베르크 동상이 있다.

동상의 하단에는 4면의 부조가 있는데 그 한 면에는 중앙에 인쇄기가 놓여있고 그 주위에 동네 유명 인사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쇄기 밑에 어린아이들이 나란히 앉아서 독서 삼매경에 빠져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다. 직지는 본래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로 주제를 중심으로 줄여보면 '직지심체요절'이다.

심체는 몸과 마음이요 요절은 반드시 필요한 문장이다. 다시 말해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인간이 수행해야할 선불교 경전이라 볼 수 있다.

필자가 이야기 하고자하는 핵심은 직지의 가치를 우리들이 노는 시공간에 가두지 말고 이를 뛰어 넘어서 인류전체에 끼친 위대한 발견이라는 지향점으로 나아가야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직지(直指)'라는 단어만 버스정거장이나 하수도 맨홀 뚜껑이나 길거리 펜스 등에 써놓기만 한다고 될 일은 아닐 것은 분명하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은 도시전체가 '직지' '직지' 하면서 막상 '직지'의 역사와 가치를 전시한 박물관의 이름은 '고인쇄 박물관'이다.

"인류 첫 인쇄술- 직지 박물관"이라 지칭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이나 외지인들의 눈에는 어색할 따름이다. 그러한 점에서 공예비엔날레는 지금의 우리 것이 아닌 세계인은 물론 미래의 청소년들이 소유해 될 행사이며, 가치이며, 추억일 것이다.

마땅히 '제9회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역시 이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facebook twitter google